‘집안 분위기를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결혼을 하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 ‘병치레가 잦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면?’
이러한 고민들을 함께 얘기하고 전문가로부터 해법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
‘강남·서초·송파&’의 독자 클래스. 전문가와 1대1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참가자 수를 제한한다.
첫 회는 봄을 앞두고 집안 분위기를 바꾸고 싶은 독자를 위해 인테리어 클래스를 열었다.

송정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노지선씨와 최정윤·향선(오른쪽부터)씨 자매가 디퓨저 향을 맡고 있다.

향선씨는 “가족이 좋아하는 향을 모아 우리 집만의 향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여행을 다녀온 후 여행지에서 맡았던 특유의 냄새가 떠오른 경험 있으시죠? 우리 집에도 우리 집을 표현할 수 있는 향기를 갖는 것, 그게 바로 인테리어예요.”

지난 8일 오후 서울 논현동에 있는 대림바스 쇼룸. 인테리어 디자이너 노진선씨의 설명에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남·서초·송파&’의 창간을 기념해 마련한 이날 독자 클래스의 주제는 ‘2012년 인테리어 트렌드-향기를 더하는 인테리어’였다.

가구 또는 소품을 구입하거나 배치를 바꾸는 것만 인테리어라고 생각했던 독자들은 향기를 주제로 한 인테리어 강의에 ‘색다르다’ 는 반응이었다.

친구와 함께 클래스를 찾은 이미영(31·송파동)씨는 “인테리어는 보이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향기로 우리 집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새롭다”고 말했다.

클래스에는 강남·서초·송파 지역에 사는 30~40대 독자 10명이 참가했다.

강의를 맡은 노씨는 포도어즈(4doors)의 대표로 지진희·정보석·엄정화·영웅재중·조재현·손담비·유호정 등 수많은 연예인의 집을 꾸민 유명 디자이너다.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구·벽지를 교체하거나 서로의 위치를 바꿀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커튼을 달리 한다. 예쁜 소품을 구입해 적절한 곳에 놓아두면 눈이 즐거워진다.

집안 향기를 더하는 것도 인테리어에 속한다. 향초나 디퓨저 등을 이용하면 손쉽게 향기를 낼 수 있다. 노씨는 “천연재료로 만든 제품을 골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학재료가 섞인 제품은 향기가 금세 사라질 뿐 아니라 좋은 향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 향기를 냈다가 오히려 나쁜 냄새로 인해 머리가 아프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평소 화학적인 냄새가 싫어 향초를 멀리 했다”는 최미영(44·반포2동)씨는 “향초 재료에 따라
향의 질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안 만큼 앞으로는 향초를 고를 때 재료를 꼼꼼히 따져봐야겠다”고 말했다.

향초를 켜 두는 시간도 중요하다. 간혹 30분 정도 향초를 켜 두고 향기가 금세 사라진다며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2시간 이상 켜야 집안 곳곳에 향이 스며든다. 향초는 뚜껑을 닫아 끈다.

불이 꺼진 걸 확인한 후 다시 뚜껑을 열어둬야 유리로 된 용기가 깨지는 것을 막고 남은 향이 집안에 퍼지면서 향이 오래간다.

디퓨저는 한 번에 많은 양의 오일을 용기에 넣기 보다 약간씩 담아 향이 은은하게 퍼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향은 개인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공간에 어울리는 것과 피해야 하는 게 있다.

침실은 휴식공간인 만큼 은은한 라벤더나 장미 향이 어울린다. 욕실은 보송보송함을 느낄 수 있도록 파우더 향을 추천한다.

머스크향처럼 향이 강한 것은 피해야 하는 공간도 있다. 바로 주방이다.

주방의 음식 냄새와 향이 섞여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향기를 주제로 한 강좌인 만큼 독자들이 디퓨저를 이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향의 디퓨저 스틱을 가져가라”는 노씨의 조언에 따라 독자들은 꼼꼼히 10개의 디퓨저 향기를 맡았다.

각자 본인이 좋아하는 디퓨저의 스틱을 들고 자리로 돌아갔다.

취향에 따라 적게는 1개, 많게는 4개의 스틱을 골랐다. 평소 취향이 비슷하다는 최정윤(32)·최향선(31·방배본동)씨 자매가 선호하는 향은 달랐다.

언니 정윤씨가 1개의 스틱을 고른 반면 향선씨는 3개의 스틱을 선택했다.

“여러 개의 향을 놓아도 괜찮느냐”는 독자의 질문에 노씨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분이 강의실에 들어서면서 좋은 향기가 난다고 말했는데 이처럼 여러 개의 향이 어우러져 ‘나만의 향기’가 된다”는 것이 노씨의 설명이다.

실제 저마다의 향이 섞여 본연의 향을 망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잘못됐다는 것은 강의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10개의 디퓨저 향이 서로 어우러져 좋은 향기가 났다.

2, 3개 종류의 향수를 섞어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각각의 향이 어우러져 우리 집만의 개성 있는 향기가 되는 것이다.

강의는 인테리어에 대한 정의를 이야기하며 마무리됐다.

노씨는 “가구와 소품 같은 사물은 인테리어 요소 중 하나로, 단계가 높아질수록 편안함을 추구한다”며 “향기는 편안함을 주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집만의 향기로 가족에게 편안함을 선물해 센스 있는 주부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의가 끝난 후 최향선씨는 “봄을 앞두고 집안 인테리어를 바꿔 볼 생각이었는데 이번 강의를 듣고 나니 번거롭지 않게 집안 분위기를 다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말에 남편·아이와 함께 백화점에 가서 각자 좋아하는 향을 골라 우리 집만의 향기를 만들어야겠다”며 활짝 웃었다.

● 공간별 셀프 인테리어

인테리어의 기본은 편안함과 실용성이다. 노진선 씨로부터 가족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별 인테리어 노하우를 들었다.



욕실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안락한 분위기로 꾸민다.

현관

집안에 들어설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곳으로 집의 얼굴이다. 따라서 최대한 밝게 꾸미는 것이 좋다.
많은 가정에서 사람 움직임에 따라 불이 켜지는 센서등을 사용하는데 아래쪽에 간접조명을 설치하면 인테리어 효과가 있다.
스툴이나 벤치를 놓아두면 신발을 신고 벗을 때 앉을 수 있어 편리하다.

욕실

남편과도 공유할 수 없는 가장 개인적인 공간이다.
눈을 감고 좋은 향기를 맡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디퓨저를 놓는다.
위생을 생각한다면 욕실 슬리퍼를 치우고 매트를 깔아 건식 욕실로 꾸민다.
물은 샤워 부스나 욕조처럼 정해진 장소에서만 사용한다.
매트가 없다면 안 쓰는 샤워 타올 등을 이용하면 된다.


[중앙일보]입력 2012.02.28 08:56 / 수정 2012.03.20 08:17
[독자 클래스] 향기를 더하는 인테리어